고도 원시는 단순히 ‘시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시는 먼 곳이 잘 보이고 가까운 곳이 흐려지는 상태’라고 간단히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안경학적 관점에서 원시는 단순한 시력 상태가 아니라, 눈의 해부학적 구조와 굴절 이상이 함께 작용한 상태이다.
특히 ‘고도 원시’는 단순히 가까운 것이 불편한 수준을 넘어서, 눈의 조절력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두통·눈 피로·시야 혼탁·복시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도 원시는 일반적으로 +4.00디옵터 이상의 도수를 가진 경우를 말하며, 경도의 원시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도 원시 환자에게는 도수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렌즈의 설계 방식, 중심 위치, 두께 배치, 굴절률 선택 등 다각적인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고도 원시의 정의와 특징, 시기능상 불편의 구조, 적합한 렌즈 설계 방식, 그리고 착용 시 주의할 점들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고도 원시의 구조적 특징과 시기능 부담
고도 원시는 일반적으로 안구 길이(안축장)가 짧거나, 각막의 곡률이 평평한 경우 발생한다.
이로 인해 눈으로 들어온 빛이 망막 뒤쪽에서 초점을 맺게 되며, 사물은 흐리게 보이게 된다.
하지만 고도 원시를 가진 사람은 눈의 조절기능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초점을 망막 앞으로 끌어당기려는 시도를 계속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고도 원시에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
- 근거리 작업 시 빠른 피로감
- 눈 안쪽 통증 또는 묵직한 압박감
- 장시간 사용 시 이중시야(복시)
- 두통 유발 (주로 이마 부위)
- 시야가 맑지 않고 ‘안개 낀 느낌’
특히 고도 원시는 청소년기부터 잘 교정되지 않은 경우, 시기능 발달에 영향을 미쳐 약시, 융합 기능 저하, 조절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도수 보정이 안 된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하면, 뇌는 시야의 비효율성을 보완하기 위해 불필요한 조절과 융합을 과도하게 시도하게 되어 만성적인 피로감을 유발하게 된다.
고도 원시용 렌즈 설계의 핵심 원칙
고도 원시 환자에게 렌즈를 설계할 때는 단순한 구면 렌즈 적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래의 요소들을 반드시 고려하여 두께를 얇게 만들고, 중심부 초점 정확도와 주변부 왜곡 최소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고굴절 렌즈 선택
+4.00D 이상의 렌즈는 중심이 볼록한 형태로 설계되기 때문에 일반 재질(1.50 굴절률)을 사용하면 두께가 매우 두껍고 무거워진다.
굴절률 1.67 이상(가능하면 1.74)을 적용하면 30~40%까지 렌즈 두께를 줄일 수 있으며, 외관상도 훨씬 얇아져 착용자의 부담이 줄어든다.
비구면 설계 적용
고도 원시용 렌즈는 비구면(aspheric) 구조를 사용하여 렌즈 주변부의 왜곡을 줄이고, 중심부 광학 성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시야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는 문제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맞춤형 PD와 OC 위치 설정
고도 원시는 중심 정렬에 매우 민감하므로, 동공 간 거리(PD)와 광학 중심(OC)의 정확한 위치가 필수적이다.
일반 기성 렌즈나 온라인 구매는 중심 위치가 어긋날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오프라인 전문 안경원에서 측정해야 한다.
렌즈 직경 축소 + 프레임 선택 전략
렌즈 직경이 커질수록 중심과 주변의 두께 차이가 커져 시야 왜곡을 유발할 수 있다.
작은 프레임에 렌즈를 삽입하여 광학 중심과 테두리의 시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반사방지 코팅과 투명도 유지
고도 원시용 고굴절 렌즈는 반사율이 높아 눈부심이나 외관상 번들거림이 심할 수 있다.
AR 코팅과 자외선 차단 코팅을 함께 적용하면 눈 보호와 시야 선명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착용 사례와 실전 설계 경험
사례 1: 32세 여성 A씨 – +5.50D 고도 원시, 안경 착용 불편
일반 1.56 굴절률의 구면 렌즈를 사용하던 A씨는 무거운 무게와 렌즈 돌출로 인해 외관상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고 있었다.
1.74 굴절률의 비구면 렌즈로 교체 후 두께가 얇아졌고, 중심 시야도 훨씬 선명해졌다.
AR 코팅을 추가한 결과 야간 운전 시 시야 안정성도 향상되었다.
사례 2: 45세 남성 B씨 – 고도 원시 + 난시 혼합, 피로감 지속
일반 원시 렌즈에 난시 교정이 부족하게 적용된 상태에서 눈의 조절력 과사용으로 매일 피곤함을 호소.
고도 원시 전용 비구면 설계와 난시축 정밀 조정, 조절보조 기능을 추가한 누진다초점 렌즈로 교체 후 증상이 개선됨.
사례 3: 11세 남아 C군 – 시력검사 후 원시 +6.00D 진단, 학습 지연
시력이 좋다고 생각했던 부모는 아이가 글을 읽기 싫어하고 집중을 못한다고만 여겼다. 실제로는 고도 원시로 인해 근거리에서 글자가 계속 흐려 보였던 것이었다.
아동 전용 경량 고굴절 렌즈로 교정 후 학습 집중력과 피로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고도 원시 착용 시 주의사항과 시생활 관리 팁
고도 원시용 안경을 사용할 때는 렌즈 설계 외에도 다음과 같은 일상 습관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1. 착용 초기 적응 기간 확보
고도 원시 렌즈는 중심부와 주변부의 굴절 차이가 커서 처음 착용 시 왜곡감이나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1~2주간 점진적 착용을 통해 눈과 뇌가 렌즈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2. 프레임 선택 주의
너무 큰 프레임은 렌즈 외곽부 왜곡을 유발하므로, 작고 밀착되는 프레임이 이상적이다.
또한 코받침이 조절 가능한 아시아형 프레임을 사용하면 중심 위치 안정성도 확보된다.
3. 근거리 작업 시 조절보조 기능 고려
고도 원시는 조절력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근거리 사용 시간이 긴 사람은 조절보조 기능이 있는 렌즈 구조가 필요하다.
4. 정기적인 시기능 검사
도수 변화뿐 아니라, 조절력과 시축 정렬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고도 원시는 경과에 따라 융합 기능 저하나 복시가 생길 수 있으므로, 6개월~1년 주기의 시기능 점검이 권장된다.
5. 운동 및 외출 시 안경 보호 관리
렌즈가 볼록하기 때문에 충격에 취약하며, 흠집 발생 시 빛 산란이 심해질 수 있다.
하드코팅 처리된 렌즈를 선택하고, 보관 시 전용 하드케이스 사용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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